겨울이 오나 싶을즈음, 익숙한 파일 하나가 메일로 도착했습니다. 처음 뵌 건 몇 해 전이었고, 그 뒤로 이맘때쯤이면 잊지 않고 연락을 주십니다. 유치원 연간 계획 플래너 제작. 파일을 펼치면 한 해를 아이들과 어떻게 보낼지, 어떤 주제로 부모님과 소통할지를 조목조목 정리해 놓으셨더군요.
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이 작업이 단순한 출력·제본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. 아이들의 하루, 선생님들의 계획, 그리고 부모님들의 기대가 모두 이 얇은 책자 안에 담기니까요. 늘 일정한 형식을 유지하시지만, 해마다 조금씩 바뀌는 구성이 인상 깊습니다. 내용이 바뀌면 그만큼 편집도 수정되는데, 그 수고를 매년 기꺼이 감수하신다는 게 느껴집니다.
한눈에 보기 쉽게, 한 해를 펼쳐내는 재본 방식
내지는 4도 컬러에 표지는 무광 라미네이팅 처리된 250g 아트지. 내구성이 좋고, 손에 닿는 촉감도 부드럽습니다. 재본은 스프링 방식으로 요청하셨습니다. 펼쳤을 때 페이지가 자연스럽게 넘어가고, 책상 위에 오래 펼쳐두기에도 좋습니다. 페이지 수는 60매 정도. 유아교재 특성상 사용 빈도가 높아 튼튼한 마감이 중요합니다.
사진은 납품 전 마지막 검수 단계에서 촬영한 것입니다. 인쇄 색감이 원본과 크게 차이나지 않습니다. 표지 컬러는 매년 톤을 조금씩 바꾸시는데, 이번에는 따뜻하고 귀여운 병아리가 생각나는 색상입니다. 차분하고 안정적인 느낌이라 연말에 잘 어울립니다.
작은 반복이 신뢰를 만든다는 것
납품 후에는 별다른 말 없이 짧은 메시지만 도착했습니다. “이번에도 잘 받았습니다. 감사합니다.” 그 한마디가 저희에겐 꽤 큰 의미로 남습니다. 매년 같은 시기에 같은 작업을 맡긴다는 건 단순한 거래 이상의 신뢰라고 생각합니다.
교재 재본이라는 말은 어쩌면 단조롭고 기능적인 표현일지도 모르겠습니다. 하지만 그 안에 담긴 진심을 보면, 이 작업이 왜 의미 있는지 새삼 느낍니다. 수고를 아끼지 않는 분들에게는 저희도 정성을 다해 응답해야겠지요.
네오다큐 이주희 드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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